숲속을 거닐다 낡은 나무 밑에서, 넓적사슴벌레인 줄 알았는데 크기가 유난히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생기셨나요? 혹은 아이의 손에 들린 채집통 속 새로운 가족이 된 '걍사슴벌레'. 그 작지만 다부진 모습에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드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숲속의 꼬마 장군'을 건강하게 키우는 비결은 복잡한 장비나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이 친구의 아주 특별한 두 가지 본능, 바로 '시원한 곳을 좋아하고, 아주 푹신하고 부드러운 나무 이불을 사랑한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됩니다. 이 글은 당신을 실패 없는 곤충 집사로 만들어 줄 완벽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숲속의 꼬마 장군, '걍사슴벌레'는 어떤 친구?
먼저 이 멋진 친구의 정체부터 알아야 합니다. 걍사슴벌레는 우리나라에 사는 사슴벌레 중 넓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와 함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종류 중 하나입니다. 흔히 '애사슴벌레'라고 불리는 친구들과 아주 가까운 친척이죠. 넓적사슴벌레의 축소판처럼 생겼지만, 턱의 모양이 더 둥글고 귀여운 것이 특징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 '꼬마 장군'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겁이 많아 낮 시간에는 대부분 톱밥 속이나 나무 뒤에 숨어 잠을 자는 '야행성' 곤충입니다. 조용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이 친구를 편안하게 해주는 첫걸음입니다.
아늑한 숲속 집 꾸미기, '사육장 세팅'
걍사슴벌레를 위한 집은 그리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뚜껑이 있고 공기가 잘 통하는 '소형 곤충 사육장'이나 '채집통'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바닥재'입니다. 이 친구들은 몸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안전하게 숨기 위해 땅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바닥에는 반드시 곤충 전용 '발효톱밥'을 5~10cm 이상, 아주 깊게 깔아주어야 합니다. 이 톱밥은 걍사슴벌레에게는 포근한 '흙 이불'이자, 암컷이 알을 낳는 소중한 '산란실'이 됩니다. 얕은 톱밥은 이 작은 친구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니, 톱밥만큼은 아끼지 말고 넉넉하게 채워주세요.
장군님을 위한 특식, '먹이'는 어떻게 줄까?
걍사슴벌레는 자연에서 나무의 수액을 핥아 먹고 사는 '미식가'입니다.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최고의 메뉴는 바로 '곤충 젤리'입니다. 곤충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있는 달콤한 푸딩 같은 이 젤리는, 사슴벌레의 주식이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가끔씩 특별한 간식을 주고 싶다면, 바나나나 사과 같은 달콤한 과일을 소량 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과일은 초파리나 진드기가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하루를 넘기지 않고 바로바로 치워주는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먹이가 톱밥에 섞이지 않도록 '놀이목(먹이 접시)' 위에 올려주면 관리가 훨씬 수월합니다.
2세의 탄생, '산란목'의 비밀
걍사슴벌레 사육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산란' 과정에 있습니다. 다른 많은 사슴벌레들이 단단하게 압축된 톱밥에 알을 낳는 것과 달리, 이 친구들은 아주 특별한 장소를 선호합니다. 바로, 손으로도 쉽게 부서질 만큼 '아주 푹 썩은 나무', 즉 '산란목'입니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이 부드러운 산란목을 턱으로 잘게 씹어, 그 안에 알을 하나씩 낳아둡니다. 따라서 2세를 보고 싶다면, 사육장 안에 반드시 이 특별한 '산란목'을 톱밥 속에 반쯤 묻어주어야 합니다. 이 부드러운 나무 요람을 마련해주는 것이, 성공적인 번식을 위한 유일한 열쇠입니다.
'저온'과 '습도', 관리의 핵심 포인트
걍사슴벌레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바로 '저온'과 '습도'입니다. 이 친구들은 우리나라의 비교적 서늘한 산지에 서식하기 때문에, 더위에 매우 약합니다. 여름철에는 사육장 온도가 28℃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집에서 가장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놓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톱밥이 마르지 않도록 하루 한두 번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뿌려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주세요. 사슴벌레가 뒤집혔을 때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놀이목'이나 '낙엽'을 충분히 넣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심한 환경 조성이 걍사슴벌레를 건강하게 키우는 비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걍사슴벌레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A. 어른벌레가 된 후의 수명은 보통 4~8개월 정도로, 넓적사슴벌레보다는 짧은 편입니다. 애벌레 기간까지 합치면 약 1년 반에서 2년 정도의 생애주기를 가집니다.
Q. 걍사슴벌레에게 물리면 많이 아픈가요?
A. 크기는 작지만 턱의 힘이 꽤 강한 편이라, 살이 제대로 집히면 따끔할 수 있습니다. 다룰 때는 턱이 아닌 등껍질 부분을 부드럽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다른 사슴벌레랑 같이 키워도 되나요?
A. 추천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컷들은 영역 다툼이 매우 심하여, 좁은 사육장 안에서 만나면 둘 중 하나가 심하게 다치거나 죽을 때까지 싸우게 됩니다. 반드시 종류별로 따로 키우거나, 암수 한 쌍만 함께 두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장수풍뎅이&사슴벌레/사육 - 나무위키
걍사슴벌레 포함 다양한 사슴벌레의 사육 기본법, 발효톱밥 및 사육장 세팅, 먹이 급여시 주의사항과 번식 방법을 체계적으로 제공합니다. - 참(걍)사슴벌레 키우기 - 바부르마트
걍사슴벌레의 사육 시 적정 온도와 먹이, 산란 세팅, 합사 및 사육 환경 조성법을 자세히 안내합니다. -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 [사슴벌레 사육법 Ver. 2.0] - 충우곤충박물관
사육 용기와 환경, 먹이와 급여법, 건강 관리, 번식 및 유충 관리 등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사육 팁을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 사슴벌레를 키울 때 알아두면 좋은 10가지 상식!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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