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숲에서 두 앞발을 모으고 기도하듯 앉아있는 모습, 하지만 먹잇감을 발견하는 순간 번개처럼 낚아채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곤충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사마귀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사냥 실력으로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그 멋진 모습에 반해 집으로 데려온 순간, "대체 뭘 줘야 하지?", "어디에 두고 키워야 할까?" 하는 막막함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매력적인 사냥꾼을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핵심은 사마귀가 '살아있는 것만 먹는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위아래로 움직일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작은 사냥꾼을 위한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부터 생명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짝짓기 과정까지, 저의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드릴게요.
사냥꾼을 위한 완벽한 아지트
사마귀의 집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이'입니다. 사마귀는 땅을 기어 다니기보다는, 나뭇가지 같은 곳에 매달려 생활하고 허물을 벗는 '탈피' 역시 거꾸로 매달려서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옆으로 넓은 통보다는 위로 길쭉한 형태의 투명한 플라스틱 사육통이나 곤충 채집통이 이 친구에게 훨씬 안락한 공간이 되어줍니다. 물론, 신선한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환기 구멍은 필수입니다.
사육장 내부는 이 작은 사냥꾼이 편안하게 매달려 쉴 수 있도록 나뭇가지를 비스듬히 넣어 꾸며주세요. 바닥에는 키친타월을 한두 장 깔아주면 배설물을 치우고 청결을 유지하기에 편리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부를 너무 복잡하게 꾸미지 않는 것입니다. 공간이 너무 좁거나 장애물이 많으면, 사마귀가 허물을 벗는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받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먹이, 사냥 본능을 깨워라
사마귀 사육에서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먹이입니다. 사마귀는 죽어있는 것은 절대 먹지 않는 고집 있는 육식 곤충입니다. 반드시 살아 움직이는 곤충을 주어야만 사냥 본능이 깨어나 식사를 합니다. 이는 사마귀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철칙이니 꼭 기억해주세요.
먹이의 종류는 사마귀의 크기에 맞춰 선택해야 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 사마귀(약충)에게는 날개가 없는 '흔적날개 초파리'가 가장 좋은 첫 식사입니다. 몸집이 조금씩 커짐에 따라 작은 귀뚜라미나 밀웜을 급여하고, 어른벌레가 되면 자신보다 작은 대부분의 곤충을 사냥할 수 있습니다. 먹이는 2~3일에 한 번, 사마귀가 사냥할 수 있을 만큼만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은 분무기로 사육장 벽면에 하루 한 번 가볍게 뿌려주면, 사마귀가 벽에 맺힌 물방울을 핥아먹으며 수분을 보충합니다.
가장 위험하고 신비로운 순간, 탈피
사마귀는 성장하면서 여러 번 허물을 벗는 '탈피' 과정을 거칩니다. 이 시기는 사마귀의 일생에서 가장 위험하고 중요한 순간입니다. 탈피가 가까워지면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뭇가지 꼭대기 같은 높은 곳에 거꾸로 매달려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절대로 건드리거나 놀라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이때 충격을 받거나 매달릴 공간이 마땅치 않아 땅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기형이 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사마귀가 밥을 먹지 않고 한곳에 가만히 있다면, '지금 중요한 순간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지켜봐 주세요. 낡은 옷을 벗고 한층 더 성장한 멋진 모습을 무사히 보여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사육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입니다.
목숨을 건 사랑, 짝짓기와 산란
성충이 된 사마귀는 다음 세대를 남기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사마귀의 짝짓기는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유명하죠. 실제로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짝짓기를 시도할 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짝짓기 직전에 암컷에게 귀뚜라미 등 먹이를 충분히 주어 배부른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짝짓기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약 1~2주가 지나면, 암컷은 배 끝에서 거품 같은 물질을 내어 '알집(난초)'을 만듭니다. 이 폭신해 보이는 알집 하나에 수백 개의 알이 들어있습니다. 알집은 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다음 해 봄이 되면 수많은 아기 사마귀들이 태어나는 생명의 요람이 됩니다. 이 알집을 잘 보관했다가 다음 해 봄에 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사마귀 사육의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입니다.
누가 암컷이고 누가 수컷일까?
사마귀의 암수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 마디의 개수를 세어보는 것입니다. 배를 뒤집어 보았을 때, 배 끝부분의 마디가 6~7개로 넓적하면 암컷, 8개 이상으로 길쭉하면 수컷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작고 날렵하며 더듬이가 더 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충이 된 후에는 날개의 길이로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사마귀는 암컷의 날개가 배 끝을 살짝 덮는 반면, 수컷의 날개는 배보다 훨씬 길게 뻗어 있습니다. 이는 암컷을 찾아 더 멀리, 더 잘 날아야 하는 수컷의 특성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사마귀가 밥을 안 먹어요. 왜 그런가요?
A.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허물을 벗을 때가 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며칠간 단식을 하니 조용히 지켜봐 주세요. 둘째, 먹이가 너무 크거나 작아서 사냥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셋째, 배가 부른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지켜본 뒤 다시 먹이를 줘보세요.
Q. 사마귀 두 마리를 한 통에 같이 키워도 되나요?
A. 절대로 안 됩니다. 사마귀는 동족을 포함해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움직이는 것을 먹이로 생각하는 공격성이 매우 강한 곤충입니다. 함께 두면 결국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잡아먹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1통 1사육' 원칙을 지켜주세요.
Q. 사마귀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A. 사마귀는 봄에 알에서 태어나 여름과 가을에 걸쳐 성장하고 성충이 된 후, 짝짓기와 산란을 마치고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자연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한해살이 곤충'입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사마귀/사육 - 나무위키
사마귀의 먹이 종류부터 사육통 세팅, 성장 단계별 관리법을 상세히 다룬 종합 가이드입니다. - 저승사자 납시오~ 항라사마귀가 나타났다 - 브런치
항라사마귀 키우기에 관한 생태 정보와 적절한 먹이 급여 주기 및 사육 주의사항을 설명합니다. - 사마귀 키우기 (1. 먹이 주기) - 충우곤충박물관
사마귀 먹이 주는 방법과 짝짓기 전 먹이 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 좀사마귀 먹이주기!(파리, 쌍살벌) - YouTube
실제 먹이 주는 모습을 통해 사마귀 사육 초보에게 유용한 먹이 급여법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