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 하늘을 캔버스 삼아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붉은 점들. 바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반가운 전령, '고추잠자리'입니다. 손가락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이 작은 친구를 보며, "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하는 순수한 궁금증을 가져본 적,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시죠?
언뜻 보면 모두 똑같은 붉은 잠자리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들의 성별을 알아맞히는 것은 숨은 그림 찾기처럼 아주 재미있고 간단한 일이랍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러분이 자세히 봐야 할 곳은 바로 잠자리의 '몸통 색깔'입니다. 오늘, 돋보기 없이도 단 1분 만에 잠자리의 성별을 척척 알아맞히는, 세 가지 초간단 꿀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꿀팁 1. 가장 확실한 단서, '몸통 색깔'
두 성별을 구분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첫 번째 단서는 바로 잠자리의 '몸 색깔'입니다. 마치 잘 익은 고추처럼,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온몸이 선명하고 쨍한 붉은색을 띠고 있다면, 그 친구는 100% '수컷'입니다. 이 화려한 붉은색은 암컷의 눈에 잘 띄기 위한 수컷의 멋진 '정장'인 셈이죠.
반면에, 전체적으로 붉은 기운 없이 누런빛이나 황갈색을 띠고 있다면 바로 '암컷'입니다. 수컷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변의 풀과 흙 색깔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은은한 보호색을 가진 셈입니다. 이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색상의 차이만 기억해도, 여러분은 이미 잠자리 박사가 될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꿀팁 2. 꼬리 끝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몸 색깔만으로 구분이 애매한 어린 개체들이 있다면, 두 번째 힌트인 '꼬리 끝' 모양을 살펴보세요. 잠자리의 꼬리 끝부분에는 '꼬리털'이라고 불리는 부속지가 있는데, 이 모양이 암수의 역할에 따라 다르게 생겼습니다. '수컷'의 꼬리 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컷을 붙잡고 짝짓기를 하기 위한 집게 모양의 돌기가 위아래로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을 낳아야 하는 '암컷'의 꼬리 끝은 수컷처럼 복잡한 집게 구조 없이, 비교적 단순하고 뭉툭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물속이나 흙에 알을 낳기 편하도록 간결한 형태로 되어있는 것이죠. 물론 아주 작은 부분이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이 미세한 차이를 발견해 낸다면 관찰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입니다.
꿀팁 3. 행동에도 차이가?
마지막 꿀팁은 바로 '행동'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수컷' 잠자리는 영역 의식이 매우 강하여, 일정한 공간을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며 다른 수컷이 자신의 구역에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쫓아내는 '순찰 비행'을 자주 합니다. 또한, 암컷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며 구애 행동을 보이죠.
그에 비해 '암컷'은 수컷처럼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알을 낳을 만한 좋은 장소(물가나 축축한 흙)를 찾아 여기저기 탐색하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더 자주 보입니다. 이처럼 누가 더 활동적이고 영역을 지키려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두 성별의 차이를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힌트가 됩니다.
'고추잠자리' 이름의 비밀
이름 앞에 '고추'가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앞서 설명한 수컷의 몸 색깔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수컷의 몸이 마치 빨갛게 익은 고추처럼 쨍한 붉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그 특징을 그대로 담아 '고추잠자리'라는 정겨운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고추잠자리'라고 부르는 잠자리는 '고추좀잠자리'를 포함한 몇몇 붉은색 잠자리들을 통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종류든, 가을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그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똑같은 가을의 정취를 선물합니다.
사랑의 하트, 짝짓기 비행
가끔 잠자리 두 마리가 꼬리를 문 채 함께 날아다니는 신기한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것이 바로 잠자리의 짝짓기 비행입니다. 수컷이 꼬리 끝의 집게로 암컷의 목덜미를 붙잡고 함께 날아다니다가, 암컷이 꼬리를 구부려 수컷의 배에 붙이면 마치 '하트(♡)'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 아름다운 사랑의 하트는, 다음 세대를 남기기 위한 이 작은 생명들의 위대한 비행입니다. 이제부터 잠자리를 볼 때, 단순히 색깔만 보는 것을 넘어 그들의 행동 속에 숨겨진 사랑과 생존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잠자리는 사람을 물거나 쏘나요?
A. 아니요, 잠자리는 사람을 쏘는 침이 없습니다. 턱이 발달해 있어 손으로 세게 잡으면 물 수는 있지만, 사람의 피부에 상처를 낼 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매우 이로운 곤충입니다.
Q. 잠자리는 무엇을 먹고 사나요?
A. 잠자리는 살아있는 곤충만 사냥하는 뛰어난 사냥꾼입니다. 특히 사람을 괴롭히는 모기나 파리를 엄청나게 잡아먹기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고마운 '익충'입니다.
가을의 상징 고추잠자리 키우기 A to Z (유충 채집부터 성충까지)
가을의 상징 고추잠자리 키우기 A to Z (유충 채집부터 성충까지)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붉은빛으로 물든 작은 비행사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풍경. 바로 가을의 전령사, '고추잠자리'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익
th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잠자리의 짝짓기 모습 - 권오길의 자연이야기
고추잠자리 수컷은 붉은빛을 띠고 교미기가 돌출되어 있으며, 암컷은 누런색을 띄고 몸을 둥글게 구부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 제목없음 - 잠자리 암수 구별 쉽지 않은 이유
수컷은 가슴 밑 배 2~3번째 마디에 교미기가 돌출되어 있고, 암컷과 명확히 구분됩니다. - '곤충/잠자리' 카테고리 글 모음 - 푸울의 생태 이야기
암수 구별을 위해서는 몸 색깔과 꼬리 방향, 생식기 위치 등을 확인하는 것이 초간단 꿀팁입니다. - 고추 잠자리는 암.수 구별을 어떻게 하나요? - 곤충대사전
수컷은 성숙하면서 몸 전체가 붉어지는 혼인색을 띠며, 암컷은 비교적 누렇고 배 부분 생식기가 다릅니다. - 노란허리잠자리 암수 구별법 - 유튜브
잠자리의 성별 구별에 도움되는 신체 특징과 색상 차이를 쉽게 설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