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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부터 성충까지 박각시나방 키우기 A to Z (먹이식물, 사육통 세팅)

by 절지왕 202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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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부터 성충까지 박각시나방 키우기 A to Z (먹이식물, 사육통 세팅)

 

텃밭의 고추나 토마토 잎을 갉아먹는 엉덩이에 뿔이 난 뚱뚱한 애벌레. 많은 분들이 이 꼬마 괴물을 해충으로 오해하고 기겁하며 잡아내곤 합니다. 하지만 이 애벌레가 잠시 후, 공중에서 정지 비행을 하며 꿀을 빠는 모습이 마치 벌새(Hummingbird)와도 같은 '박각시나방'으로 변신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 경이로운 변신 과정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자연 학습이, 어른들에게는 잊지 못할 감동이 됩니다. 하지만 이 친구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데는 딱 한 가지, 절대로 어겨서는 안 될 철칙이 있습니다. 바로 "처음 발견했던 바로 그 식물의 잎만 먹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이 까다로운 미식가를 밤의 비행사로 무사히 성장시키는 모든 비법을,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연히 만난 초록색 꼬마 괴물

우연히 만난 초록색 꼬마 괴물우연히 만난 초록색 꼬마 괴물

 

박각시나방 애벌레와의 첫 만남은 보통 텃밭이나 화단에서 이루어집니다. 고추, 토마토, 가지, 고구마 잎이나 나팔꽃, 분꽃, 채송화 같은 식물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 만약 잎사귀가 예쁘게 갉아 먹힌 흔적과 함께 큼직한 검은색 배설물(똥)이 보인다면, 그 위쪽 어딘가에 이 친구가 숨어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애벌레를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애벌레가 어떤 식물의 잎을 먹고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그 잎사귀를 몇 장 함께 채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으로의 사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이자, 애벌레의 생존과 직결되는 유일한 식단표가 됩니다.

 

애벌레를 위한 VIP 스위트룸, 사육 환경

애벌레를 위한 VIP 스위트룸, 사육 환경애벌레를 위한 VIP 스위트룸, 사육 환경

 

이 작은 뚱보를 위한 집은 크고 투명하며, 공기가 잘 통하는 플라스틱 사육통이면 충분합니다. 바닥에는 배설물을 쉽게 치울 수 있도록 키친타월을 한두 장 깔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애벌레가 편안하게 매달려 잎을 먹거나 쉴 수 있도록 나뭇가지를 몇 개 비스듬히 넣어주세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바로 먹이 식물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냥 잎사귀만 넣어두면 금방 시들어버립니다. 작은 약병이나 필름통에 물을 채우고, 채집해온 식물의 줄기를 꽃꽂이하듯 꽂아두세요. 이때 애벌레가 물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병 입구를 솜으로 꼼꼼히 막아주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며칠간은 신선한 잎을 계속 공급할 수 있습니다.

 

까다로운 미식가의 식단, 오직 한 가지 메뉴

까다로운 미식가의 식단, 오직 한 가지 메뉴까다로운 미식가의 식단, 오직 한 가지 메뉴

 

박각시나방 애벌레 사육의 성패는 100% '먹이'에 달려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극도로 편식이 심한 미식가라서, 태어나서 처음 먹은 식물의 잎이 아니면 절대로 다른 잎은 입에 대지 않고 굶어 죽는 길을 택합니다. 상추나 배추처럼 우리가 흔히 아는 채소를 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처음 발견했던 그 장소의 식물 잎을 꾸준히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애벌레는 하루가 다르게 엄청난 양의 잎을 먹어치우므로, 먹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넉넉하게 준비해주세요. 신선하고 깨끗한 잎사귀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애벌레를 건강하게 키우는 유일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땅속으로의 대모험, 번데기 되기

땅속으로의 대모험, 번데기 되기땅속으로의 대모험, 번데기 되기

 

어느 날 갑자기 애벌레가 밥도 먹지 않고, 사육통 안을 беспокой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한다면 이는 아픈 것이 아니라 땅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신호입니다. 번데기가 되기 위해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것이죠. 이때가 되면 몸 색깔이 초록색에서 점차 갈색이나 자줏빛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 신호를 발견했다면, 즉시 바닥의 키친타월을 치우고 그 자리를 5~10cm 깊이의 촉촉한 톱밥이나 흙, 코코피트 등으로 채워주세요. 그러면 애벌레는 안심하고 땅속으로 파고들어 자신만의 아늑한 방을 만들고 그 안에서 번데기로 변신할 것입니다. 이 과정은 며칠이 걸릴 수 있으니, 조용히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밤의 비행사, 첫 날갯짓을 위한 준비

밤의 비행사, 첫 날갯짓을 위한 준비밤의 비행사, 첫 날갯짓을 위한 준비

 

번데기가 된 후에는 약 2주에서 한 달 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집니다. 이때는 흙이 너무 마르지 않도록 가끔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뿌려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혹은 이른 새벽, 드디어 번데기 껍질을 뚫고 성충이 기어 나오게 됩니다.

갓 나온 박각시나방은 날개가 모두 쭈글쭈글하게 접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사육통 속 나뭇가지로 기어 올라가 거꾸로 매달려, 체액을 보내 날개를 팽팽하게 펴고 말리는 중요한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은 몇 시간이 걸리며, 이때 날개를 펴는 데 방해를 받으면 평생 날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충이 나오면, 사육통 뚜껑을 열어두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주고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날개가 완전히 마르면, 저녁 무렵 밖으로 나가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애벌레부터 성충까지 박각시나방 키우기 A to Z (먹이식물, 사육통 세팅)애벌레부터 성충까지 박각시나방 키우기 A to Z (먹이식물, 사육통 세팅)

 

Q. 애벌레 엉덩이에 있는 뿔에 쏘이나요?
A. 아니요,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 뿔은 적을 위협하기 위한 가짜 무기일 뿐, 독침이 아니므로 찔리거나 쏘일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Q. 애벌레가 밥을 안 먹고 꼼짝도 안 해요.
A. 먹이를 먹지 않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허물을 벗는 '탈피'를 준비 중이거나, 번데기가 되기 직전일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자연스러운 과정이니 하루 이틀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것이 좋습니다.

 

Q. 성충이 된 박각시나방을 계속 키울 수는 없나요?
A. 매우 어렵습니다. 박각시나방은 꿀이나 꽃의 즙을 먹고살며, 매우 넓은 공간을 날아다녀야 하는 곤충입니다. 좁은 사육장 안에서는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금방 죽게 됩니다. 가장 좋은 선물은 멋지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입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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