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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은 왜 꿀벌보다 '윙윙' 소리가 더 클까? 그 소리의 비밀

by 절지왕 2025.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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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은 왜 꿀벌보다 '윙윙' 소리가 더 클까? 그 소리의 비밀

 

꽃밭에서 "위이이잉-" 하는 묵직한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털북숭이, '호박벌'을 만나면 우리는 왠지 모르게 긴장하게 됩니다. 작고 날렵한 꿀벌의 "앵앵" 소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크고 위협적인 비행음에, '저 벌에 쏘이면 엄청 아프겠지?' 하는 생각부터 들게 되죠.

하지만 이 우렁찬 소리는 우리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꽃들에게는 "내가 왔어!"라고 알리는 반가운 신호이자, 호박벌만이 가진 아주 특별한 능력의 증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소리의 크기는 단순히 덩치가 크기 때문이 아니라, 호박벌의 독특한 '비행 방식'과 '꽃가루 채집 기술'에 그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작은 날개로 큰 몸을 띄우는 힘

작은 날개로 큰 몸을 띄우는 힘작은 날개로 큰 몸을 띄우는 힘

 

호박벌의 비행 소리가 유독 큰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신체 구조에 있습니다. 호박벌은 통통하고 둥근 몸에 비해 날개가 아주 작습니다. 마치 거대한 수송기가 작은 프로펠러로 날아오르려는 것과 같죠. 이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고 육중한 몸을 공중에 띄우기 위해, 호박벌은 다른 벌들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게 날갯짓을 해야만 합니다.

꿀벌이 1초에 약 200~250번 날갯짓을 하는 반면, 호박벌은 더 적은 횟수로 날갯짓을 하지만 그 폭과 힘이 훨씬 큽니다. 이 강력한 날갯짓이 주변 공기를 더 크게 진동시키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듣는 묵직하고 낮은 '윙윙' 소리의 정체입니다. 즉, 이 소리는 호박벌이 자신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인 셈입니다.

 

꽃을 '진동'시켜 깨우는 특별한 기술

꽃을 '진동'시켜 깨우는 특별한 기술꽃을 '진동'시켜 깨우는 특별한 기술

 

호박벌의 비행음이 가진 진짜 비밀은 바로 '버즈 폴리네이션(Buzz Pollination)', 우리말로는 '진동 수분'이라는 놀라운 기술에 있습니다. 토마토나 가지, 블루베리 같은 일부 식물들의 꽃은, 꿀벌처럼 얌전한 손님에게는 자신의 귀한 꽃가루를 쉽게 내어주지 않습니다. 꽃밥 깊숙한 곳에 꽃가루를 숨겨두고 있죠.

이때, 우리의 털북숭이 전문가가 나섭니다. 호박벌은 꽃에 앉아 날개를 몸에서 분리한 뒤, 비행 근육만을 이용해 몸 전체를 초고속으로 '진동'시킵니다. 마치 전동 칫솔처럼 몸을 부르르 떨면, 그 진동이 꽃에 전달되어 숨어있던 꽃가루들이 폭죽처럼 터져 나와 호박벌의 온몸에 달라붙게 됩니다. 이 강력한 진동을 만들어낼 때 나는 소리가 바로 우리가 듣는 그 우렁찬 소리의 두 번째 비밀입니다.

 

털북숭이 몸, 최고의 꽃가루 수집가

털북숭이 몸, 최고의 꽃가루 수집가

 

꿀벌과 호박벌을 자세히 비교해 보면, 또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꿀벌의 몸은 비교적 매끈한 편이지만, 호박벌의 몸은 마치 벨벳 옷을 입은 것처럼 빽빽하고 긴 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 복슬복슬한 털은 단순히 추위를 이기기 위한 방한복이 아닙니다.

이 털들은 정전기를 일으켜, 진동으로 터져 나온 꽃가루를 한 톨도 놓치지 않고 몸에 달라붙게 만드는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꿀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꽃가루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비결이죠. 따라서 '윙윙' 소리와 '털북숭이 몸'은 호박벌이 식물의 번식을 돕는 가장 효율적인 '수분 전문가'임을 증명하는 최고의 스펙인 셈입니다.

 

온순한 거인,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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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크고 시끄러운 호박벌은 정말 위험할까요? 사실 호박벌은 겉모습과 소리와는 정반대로, 성격이 매우 온순한 편입니다. 먼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손으로 잡으려고 하거나 집을 건드리는 등 심각한 위협을 가하지 않는 이상 침을 쏘는 일도 드뭅니다.

또한, 호박벌의 침은 꿀벌처럼 한번 쏘면 내장과 함께 빠져 죽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번 쏠 수 있지만, 독성은 꿀벌보다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쏘이면 아프고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일부러 자극해서는 안 되겠죠. 하지만 그저 꽃 주위를 맴도는 호박벌을 만난다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 없이 자연의 위대한 일꾼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면 됩니다.

 

농업의 숨은 영웅

농업의 숨은 영웅농업의 숨은 영웅

 

호박벌의 이 특별한 '진동 수분' 능력은 특히 시설 하우스 농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꿀벌이 수분하기 어려운 토마토나 파프리카 같은 작물들의 열매를 맺게 하는 데 호박벌은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일꾼입니다.

이들의 우렁찬 '윙윙' 소리는 단순히 시끄러운 소음이 아니라, 우리가 맛있는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건강한 증거입니다. 이제부터 호박벌의 소리가 들려온다면, 시끄럽다고 인상 쓰기보다는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에게 잠시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호박벌은 왜 꿀벌보다 '윙윙' 소리가 더 클까? 그 소리의 비밀

 

Q. 호박벌과 뒤영벌은 다른 벌인가요?
A. 같은 벌입니다. '뒤영벌'이 정식 명칭이고, '호박벌'은 덩치가 크고 둥근 모습이 늙은 호박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애칭)입니다.

 

Q. 호박벌은 꿀도 만드나요?
A. 꿀을 만들기는 하지만, 꿀벌처럼 많은 양을 저장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애벌레들을 키울 만큼의 적은 양만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먹기 위해 채취하지는 않습니다.

 

Q. 수컷 호박벌도 침이 있나요?
A. 아니요, 없습니다. 벌의 침은 산란관이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알을 낳을 필요가 없는 모든 수컷 벌들은 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컷 호박벌은 맨손으로 잡아도 절대 쏘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우니 시도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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