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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미가 오줌 싸는 이유, 정말 방어 행동일까요?

by 절지왕 2025.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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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미가 오줌 싸는 이유, 정말 방어 행동일까요?

 

여름날, 우렁찬 매미 소리가 가득한 나무 아래를 지날 때 갑자기 머리 위로 시원한 물방울이 뚝 떨어져 깜짝 놀란 경험, 있으신가요? 비도 오지 않는데 웬 물인가 싶어 위를 쳐다보면,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매미 한 마리가 범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매미가 나를 공격하려고 오줌을 쌌다!’고 생각하며 불쾌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흥미로운 현상에는 우리가 몰랐던 과학적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행동은 우리를 향한 공격이나 방어라기보다는, 매미의 독특한 ‘식사 습관’ 때문에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에 가깝습니다.

지금부터 이 여름날의 갑작스러운 물총 세례가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오해와 진실을 속 시원하게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여름날의 갑작스러운 물총 세례

여름날의 갑작스러운 물총 세례여름날의 갑작스러운 물총 세례

 

맴-맴-맴- 귀가 먹먹할 정도로 울어대는 참매미는 우리나라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입니다. 긴 애벌레 시절을 땅속에서 보내고, 마침내 땅 위로 올라와 짧은 여름을 불태우는 이들의 삶은 언제나 경이롭죠. 하지만 이들의 우렁찬 노랫소리만큼이나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갑작스러운 ‘액체 분사’입니다. 특히 매미를 잡으려고 다가가거나, 매미가 앉아있는 나뭇가지를 건드렸을 때 이런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되어 ‘방어 행동’이라는 오해가 더욱 굳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물방울은 매미가 우리에게 화가 나서 쏘는 경고 메시지가 아닙니다. 이 현상의 진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매미가 무엇을 먹고 사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그 해답은 바로 매미의 뾰족한 주둥이에 숨어있습니다.

 

나무 수액만 마시는 대식가

나무 수액만 마시는 대식가나무 수액만 마시는 대식가

 

매미는 나뭇잎을 갉아먹거나 다른 곤충을 잡아먹지 않습니다. 대신, 마치 모기처럼 뾰족하고 긴 주둥이(입)를 나무껍질에 깊숙이 박아넣고 나무의 영양분이 흐르는 통로, 즉 체관 속의 ‘수액’을 빨아먹고 삽니다. 그런데 이 나무 수액은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고, 정작 매미에게 필요한 아미노산이나 당분 같은 영양소는 아주 조금만 들어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배를 채우기 위해 오직 수박 주스만 마셔야 하는 상황과 같습니다. 필요한 영양분을 얻으려면 엄청난 양의 수박 주스를 마셔야 하고, 당연히 그만큼 많은 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야만 하겠죠. 매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을 얻기 위해, 하루 종일 끊임없이 수액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 없는 대부분의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방어 행동이라는 흔한 오해

방어 행동이라는 흔한 오해방어 행동이라는 흔한 오해

 

그렇다면 왜 하필 우리가 다가갈 때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걸까요? 이는 ‘방어’라기보다는 ‘놀람’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다가가거나 나뭇가지를 건드리면, 위험을 감지한 매미는 날아가기 위해 순간적으로 몸의 모든 근육에 힘을 줍니다. 이때, 배출을 담당하는 근육까지 함께 수축하면서 몸속에 있던 여분의 수분이 마치 발사되듯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즉,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조준해서 쏘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다가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갑자기 놀라면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매미는 놀라면 물을 뿜는 셈이죠. 이러한 정황 때문에 우리 눈에는 마치 의도적인 방어 행동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한 생존 전략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한 생존 전략

 

매미의 이러한 행동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끊임없이 몸을 가볍게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생존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날개가 있는 곤충에게 ‘무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몸이 무거우면 나는 속도가 느려져 새와 같은 천적에게 쉽게 잡아먹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미는 영양분 섭취라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불필요한 수분을 즉시 배출하여 항상 몸을 가볍게 유지하고, 언제든 적의 공격에 빠르게 반응하여 날아오를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끊임없이 먹어야만 살 수 있는 대식가의 숙명과, 가벼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비행 곤충의 숙명을 동시에 해결하는 아주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우리에게는 전혀 해가 없어요

우리에게는 전혀 해가 없어요우리에게는 전혀 해가 없어요

 

혹시 매미가 쏜 물방울을 맞고 찝찝한 기분이 드셨나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미가 배출하는 액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동물의 노폐물이 가득한 ‘오줌’과는 성분이 다릅니다. 이는 나무의 체관에서 바로 걸러낸 깨끗한 수분이 대부분인, 거의 ‘물’에 가까운 액체입니다. 독성도 없고, 더럽지도 않으니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이제 나무 아래서 갑작스러운 물방울을 만나더라도, 더 이상 불쾌해하지 마세요. 대신, “아, 저기서 매미가 열심히 식사하며 여름을 나고 있구나” 하고 자연의 신비로운 한 장면으로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참매미가 오줌 싸는 이유, 정말 방어 행동일까요?

 

Q. 매미가 쏘는 물, 진짜 오줌이랑은 다른 건가요?
A. 네,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줌은 몸속의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요소 등)이 포함된 액체입니다. 하지만 매미가 배출하는 액체는 섭취한 수액에서 영양분만 쏙 빼고 남은,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깨끗한 배설수입니다.

 

Q. 모든 매미가 다 오줌을 싸나요?
A. 네, 참매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매미 종류와, 나무 수액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곤충들(진딧물 등)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Q. 매미는 왜 그렇게 시끄럽게 우나요?
A. 우리가 듣는 우렁찬 매미 소리는 오직 수컷만 낼 수 있습니다. 배 안쪽에 있는 얇은 막인 ‘진동막’을 빠른 속도로 떨어서 소리를 내는 것인데, 이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일종의 ‘사랑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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